김하나, 임노식, 박진용 (Senses Already Sensed) 2025년 1월 15일—2월 15일
작성일 : 2025.01.22 08:25
작성자 : 퀴니 킴 기자 (todytry042@naver.com)
상히읗은 2025년의 첫 전시로 김하나, 임노식, 박진용의 단체전 《Senses Already Sensed》를 선 보인다.

본 전시는 회화를 매개로 비가시적 감각을 탐구하는 세 작가의 신작으로 구성된다. 이들은 각 각의 고유한 접근 방식을 통해 시각을 넘어서는 감각적 상호작용을 탐구하며, 보는 것 혹은 보이는 것 만으로는 다가갈 수 없는 세계와 그에 내재된 감각의 흔적들을 드러낸다. 우리의 주변 세계는 끊임없이, 또 빠른 속도로 디지털 데이터나 시각적 재현물로 치환되고 있다. 이 과 정에서 촉각, 청각, 후각과 같은 비가시적 감각들은 그 자체로 종종 잊혀지거나 간과되곤 한다. 주지하 듯 근대 서양 철학에서 감각은 이성과 대비되는 열등한 것으로 여겨졌으며, 그 중 시각만이 가장 우월 한 감각으로 자리잡았다. 하지만 역설적이게도, 시각은 그 자체로 타 감각을 ‘상상’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다. 보이지 않는 것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, 이를 통해 감각의 경계를 넘어서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일은 시각예술이 가진 고 유한 역할이자 가능성이다. 본 전시는 사물이나 상태, 풍경, 언어 등에서 포착되거나 명멸하는 미세한 (비)감각을 긴밀하게 관찰하는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감각하는 세계를 더욱 확장해보고자 한다.
작가 소개
김하나(b. 1986)는 회화를 이루는 물질적 조건—캔버스, 프레임, 물감, 색, 질감—을 탐구하며 그만 의 추상 세계를 구축해왔다. 그에게 회화란 단순히 이미지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닌, 공간과 물성, 그리 고 감각적 경험을 교류하는 매개체이다. 회화적 방향성을 골몰하며 매체와 표현 방식에의 갱신을 추진 한 김하나는 2022년 폴리에스터 소재의 얇은 담요를 지지체로 활용한 작품을 선보였다. 얇다는 점에 서 전통 캔버스 천과 유사성을 갖지만 담요의 색과 특유의 재질 덕분에 물감이 발현되는 방식이 확연 히 달랐고, 이는 회화의 질감과 물성을 탐구해 온 작가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. 표면으로써 담요 는 취약하고 연약하나 이는 곧 평평한, 납작한 면이라는 회화의 기본 조건을 더욱 부각시키며, ‘채색된 납작한 면’이라는 회화의 근본적 본질에 질문을 던졌다.
작가는 기술적(혹은 회화적) 범주에서 화면의 밀도를 구현하기보다는 이미 그 자체로 ‘취약성’을 띠는 회화를 제시한다. 작품이 놓이는 공간과 벽, 프레임, 여러 개의 얇은 천 등 다수의 표면이 겹쳐져 구성되는 그의 회화는 취약한 상태를 자처한 채 주변 환경과 작용하고 또 조응하며 새로운 감각적 경험과 회화적 가능성을 탐구한다. 김하나는 서울 신한 갤러리(2016); 서울 갤러리 기체(2018); 서울 송은아트큐브(2019); 서울 프로젝트 스페이스사루비아(2021); 서울 김세중 미술관(2022); 서울 봄화랑(2023)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, 서울 하이트컬렉션(2016, 2018, 2024); 서울 시청각(2018); 서울 아마도 예술 공간(2021); 서울 송은 문화재단(2022) 등 다양한 기관에서 기획한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.
임노식(b. 1989)은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나 삶을 구심점으로 삼아, 본인이 경험하고 관찰한 요 소들을 회화적 풍경으로 재구성한다. 특정한 풍경이나 장면이 시야에 들면 작업이 시작된다는 작가는 눈 앞의 풍경을 한눈에 담지 않는다. 그의 시선은 단순히 풍경을 재현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, 그 곳을 채우고 구성하는 미시적인 세계, 느껴지지만 보이지 않는 공기를 경험하고 탐구하는 데 있다. 작 가는 대상과 자신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바라보고, 이를 통해 특정한 시공간의 정서를 회화적 언어 로 구현한다. 거리를 메우는 공기, 무형의 감각, 기억의 틈, 경험의 조각 등 여러 층위의 간극들이 중첩 된 그의 회화는 일견 희미하지만 잡힐듯 잡히지 않는, 보일듯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초점을 맞춰보려 는 부단한 시도이다.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가족 선산에서 출발해 주변 풍경을 탐구하며, 자연 속 미세 한 움직임과 생명의 변화를 관찰하고 이를 재구성한 신작을 선보인다. 실제 풍경에 직접 들어가 수집 한 이미지와 경험을 바탕으로 하지만 단순한 묘사를 넘어, 자연과 인간, 그리고 시간의 순환에 얽힌 복 잡한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확장한다. 경통의 길이를 늘리면 늘릴수록 미세히 볼 수 있는 망원경처럼, 대상과의 거리를 최대한 늘어뜨린 채 틈과 틈 사이에서 포착되는 세밀한 조각들을 더듬어가며 구성되 는 그의 화면은 이내 거시적인 관점을 담은 풍경이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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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임노식_Wildflower-Landscape07_2024_Oil on canvas_190x117cm |
임노식은 서울 스페이스 애프터(2024); 서 울 금호미술관(2023); 서울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(2023); 인천아트플랫폼(2020); 서울 합 정지구(2017) 등 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. 또한, 서울 아라리오 갤러리(2024); 서울 송은(2023); 서울 일민미술관(2023); 서울 아마도 예술 공간(2020) 등 유수의 갤러리 및 기관에서 진행한 단체 전에 참여하였다.
박진용(b. 1990)은 언어와 신체, 그리고 이를 둘러싼 감각적 경험을 탐구하며, 이를 자신만의 독창적 인 회화적 언어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. 영국으로 이주하여 이중언어 환경 속에서 언어 를 경험한 그는, 언어가 고정된 내재적 구조가 아니라 외부적인 매개체로 기능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 었고, 이를 바탕으로 언어와 신체의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연구를 지속해왔다. 그는 일상 속에서 떠오르는 단어와 생각을 기록하고, 이를 심리적, 정서적, 신체적 층위에서 분석한다. 단어의 음 성과 의미, 그리고 이를 둘러싼 개인적 기억과 신체적 반응을 기반으로 형태와 색채를 구성하며, 이러 한 반복과 변주의 과정을 통해 그의 작업은 마치 작가만의 ‘상형문자’처럼 회화적 형식으로 탄생한다. 예를 들어,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기억 속 서울에 대한 오랜 잔상을 반영한 작품 (2024)가 소개된다. 이 작품은 보이지 않는 대상을 향한 초월적 종교성, 맹목적 추구, 극도 의 환영, 실패로 예정된 희생, 그리고 그럼에도 고향으로서의 서울이라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기하학 적 요소로 번역하고 조합해 하나의 시각적 수필로 완성했다.
| 박진용_Bullet Church_Acrylic on paper and wooden panel_2024_29.7 x 21 cm (2) |
박진용의 작품은 관람자로 하여금 개인 의 감각적 기억과 경험을 새롭게 떠올리고 재구성하도록 이끌며, 언어가 단순한 의미 전달의 도구를 넘어, 촉각적이고 청각적이며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임을 새롭게 제시한다. 박진용은 런던 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며, 벨기에 크노케 Stephane Simoens 갤러리(2023)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. 2015년부터 런던과 유럽의 다양한 갤러리 및 기관—런던 Hockney Gallery(2015); 파리 Chenaux Gallery(2016); 런던 Griffin Gallery(2018); 런던 Unit London(2021); Tate Modern(2022) 등—에서 진행한 단체전에 참여하였다.
전시 제목: 《이미 감각된 감각(Sensed Already Sensed)》
전시 기간: 2025년 1월 15일–2월 15일
장소: 상히읗 (서울 용산구 신흥로 30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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